[블로그 기자] 울산 장생포 문화창고 & 창작스튜디오131 전시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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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 문화공간, 장생포 문화창고 & 창작스튜디오131 전시 관람 후기

날씨가 부쩍 추워졌습니다. 바깥공기가 쌀쌀해 실내 활동을 찾는 분들에게 울산의 전시공간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울산 장생포에는 문화예술 복합공간이 여럿 조성되어 있습니다.

그중 다수의 갤러리를 보유한 #장생포문화창고 와 예술가 레지던시를 위주로 운영하고 있는 #창작스튜디오131 를 다녀왔습니다.

장생포 문화창고

울산 남구 장생포고래로 110

052-226-0010

화~일요일 10:00~21:00

과거 수산물 냉동창고로 활용되었던 폐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한지도 벌써 꽉 채운 3년이 되어갑니다.

장생포 문화창고는 전시, 공연, 체험행사 등이 진행되는 곳이며, 이제 울산시민들에게 꽤 많이 알려져 가볍게 마실처럼 방문하는 분들도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갤러리 공간이 다수 있는 만큼, 매달 여러 전시가 동시에 개최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한 번 방문할 때 3~5개 정도의 전시를 한꺼번에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계속해서 많은 전시들이 진행되고 있어서 매달 놀러 가기에도 좋은 공간입니다.

방문 당시에도 전시가 많이도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기훈 그림책 전시 <놀이와 상상>

2023.11.05.(일) ~ 2023.12.09.(월)

장생포 문화창고 4층 갤러리C

동화책을 그린 이기훈 작가의 <놀이와 상상> 전시가 진행 중이었는데요.

본 작가는 문자를 이용해 정보나 이야기를 전달하는 ‘책’의 기본 개념을 엎어버리고, 이미지만을 사용하여 서사를 전달하는 독특한 기법으로 그림책을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작가의 세계가 이 전시에 온전히 담아져 있습니다.

상상의 세계를 통해 현실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날카롭게 현실을 돌아보기도 합니다.

귀여운 그림인 것 같지만 사실 들여야 보면 작품은 더 깊이가 있습니다.

방문 당시에는 이기훈 작가가 직접 전시장을 방문하여, 관람객을 대상으로 사인회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길게 이어진 줄을 통해서 시민들이 얼마나 예술과 문화에 관심이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전시는 <09:47>, <빅피쉬>, <양철곰> 3가지 주제가 이어져 있습니다.

모든 작품은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놀랍도록 세밀하게 그려져 있고, 펜과 수채화를 이용해 한 땀 한 땀 공들여 그린 티가 납니다.

게다가 그림책 원화도 진열되어 있어 함께 관람하는 즐거움이 배가 되었습니다.

전시 초입에는 고래 그림이 다양하게 걸려 있었는데요.

울산이 고래의 도시라서 ‘고래’를 주제로 한 그림이 이렇게 많은 걸까? 싶었지만, 사실 고래는 이기훈 작가가 오래전에 그렸던 그림으로, 벌써 여러 지역에서 해당 작품을 선보인 적 있었습니다.

물 튀기는 모습까지 세밀하게 표현된 <빅피쉬> 전시가 아주 신기하고도 멋졌습니다.

 

동심을 살짝 파괴했던(?) <양철곰> 전시는 거대한 곰이 각종 철 구조물과 가구 등으로 만들어진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눈이 책상이었던 것을 보고 신기하면서도 기억에 팍! 새겨졌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었고, 글자가 아닌 이미지만으로 내용을 전달한다는 것이 어려우면서도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작품을 내 마음대로 해석해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네요.

‘뭘 그려도 니 맴’ 미술대회 수상작품 전시회 <참하게 그렸네 展>

2023.10.28.(토) ~ 2023.11.11.(토)

장생포 문화창고 3층 갤러리B

현재는 종료되었지만, 방문 당시엔 어린이 미술대회 수상 작품을 전시하는 <참하게 그렸네 展>도 진행 중이었습니다.

해당 전시는 어린이가 그린 그림에 어르신들이 코멘트를 달아주었다는 점에서 특별했는데요.

장생포 문화창고를 방문한 가족 방문객들이 가볍게 둘러볼 수 있는 스토리였습니다.

전시장 입구에는 해당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을 담은 사진북이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완성된 작품만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담겨 있어 더 의미가 있었습니다.

어린이들이 상상력을 발휘하여 그린 작품에 동네 어르신들의 진솔한 코멘트를 메모로 붙였습니다.

코멘트를 작성한 어르신들은 80~90대 연세가 지긋하신 할머니들이신데요.

현재 장생포동 문화단체인 <새미골 문화마당>에서 전속작가로 활동하고 계신 분들이십니다.

전시장 중간에는 할머니들의 기억이 담긴 추억의 한 조각을 그림으로 그려놓았고, 전시장 입구엔 코멘트 남긴 할머니들의 손수 그린 명함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아주 정감 있으면서도 의미 있는 전시였습니다.

장생포동의 미술, 예술, 문화활동 활성화를 위하여 전 연령대가 함께 노력하고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전시장에는 미술대회 수상작이 빼곡히 걸려 있습니다. 이곳에서 아동들의 수상식도 진행되었었구요.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본인의 특별한 아이디어를 그림으로 표현했습니다.

정말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도 많았고, ‘어린이라서 이런 상상까지 할 수 있구나’ 싶었던 동심이 느껴지는 그림도 많았습니다.

매 그림마다 어르신들이 남겨 놓은 코멘트를 보는 것도 아주 재밌었습니다.

현실적인 조언을 하는가 하면, 웃음 나오도록 센스 있는 문구로 그림을 평가하기도 하였습니다.

시골 할머니댁에서 종종 봐왔던 친근한 우리네 할머니 같아서 아주 좋았습니다.

창작스튜디오131

울산 남구 장생포고래로 131

10:00~18:00

한편, 장생포의 전시 공간은 문화창고 인근 ‘창작스튜디오131’에도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과거에 장생포동사무소였던 공간을 리모델링하여 시각예술 레지던시를 조성한 것인데요.

예술가들이 입주하여 창작활동도 펼치고 개인의 예술 역량을 키워나가는 배움의 공간입니다.

울산 남구 문화예술창작촌 레지던시 결과보고전

2023.10.11.(수) ~ 2023.12.13.(수)

이윤빈, 장은희, 이소영, 김지효, 구지은

이곳에서는 10월부터 12월까지, 울산 남구 문화예술창작촌에서 작품 활동을 펼쳤던 작가들이 연말 결과보고전을 진행합니다.

5명의 작가가 릴레이로 전시를 진행하구요. 매 작가마다 주 종목이 다르기 때문에 전시의 주제도 스토리도 분야도 달라질 예정입니다.

방문 당시엔 장은희 작가의 <‘감각의 지도’ 속으로> 전시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 이소영 작가, 김지효 작가, 구지은 작가의 전시가 남아 있습니다.

작은 전시 공간에 10점 이내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본 전시는 공간을 이루고 있는 물리적인 것들의 외형 그 자체를 직관적으로 보기보다는 개개인의 인지 방식에 따라 다양하게 읽고 해석해 보는 것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시간성, 물질성, 사회적 가치를 굉장히 추상적으로 표현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매 작품마다 바닥에 제목과 특징을 간략하게 표시해두었습니다.

관람객은 제한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작품을 자유롭게 해석하고 상상해 볼 수 있었는데요.

전시공간에 안내를 해주는 직원분(혹은 작가님)이 계셔서 문의를 할 수도 있었습니다.

작품명 <지표_indicator>

작품명 <항해_voyage>

작품명을 확인한 다음 작품을 보면, 무엇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인지 비교적 명확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작품 속에서 작가가 의도하는 바를 읽어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작품명 <굴뚝_Smokestack>

작품명 <고래로>

특히 울산 장생포를 주제로 만들어진 작품도 보였는데요. ‘고래’와 ‘굴뚝’도 장생포를 주제로 한 소재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이 동네가 ‘고래’로는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동네이며, 인근에 많은 산업단지가 모여 있어 공장 ‘굴뚝’을 쉽사리 볼 수 있다는 것이죠.

이렇게 그림을 해석해 보며 작품을 이루고 있는 다양한 소재들의 작품성을 고려해 보니, 마치 나도 작가가 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현재는 바뀐 전시가 계속해서 진행 중일 테니, 기대하면 들러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울산 남구에는 이 외에도 많은 전시공간이 있고, 계속해서 바뀌는 전시들을 통해 주민들에게 문화 예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12월 연말에는 따뜻한 공간에서 예술작품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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