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기자] 선암호수공원의 겨울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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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토끼해인 새해에 호젓한 선암호수공원 둘레길 산책을 했습니다.

오후의 역광을 받으며 정비가 잘 된 호숫가를 걷는 기분은 상쾌함

그 자체였습니다. 도심 속 선경 같은 선암호수공원을 힐링하며 산책한

겨울연가를 포스팅합니다.

쉬운 출입구로 진입해도 되지만 골새, 새골 마을 제1 주차장에서 3.8km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저수량 200만㎥, 유효면적 1.2㎦ , 댐 높이 22m인 저수지는 신선산에서 곶처럼 튀어나온 둥근 형태입니다. 침묵에든 수변 꽃단지를 스쳐갔습니다.

주차장에서 꼬불꼬불한 3개의 나무 데크를 지나 내려 선 호수에는 억새가 바람에 율동하고 유유자적 노니는 오리들의 춤사위가 낭만의 멋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뭇 생명체들의 둥지요 요람으로 느껴졌습니다.

선암호수공원 조형물이 웅장합니다. 호수는 일제 강점기에 농업용으로 축조한 ‘선암제’라는 못이었습니다. 울산에 대규모 공업단지가 들어서고 공업용수 공급을 위해 1964년 12월 새로 축조를 했고 계속해서 확장공사를 했습니다.

호젓한 둘레길을 다라 걷는데 풍경화 같은 호수에 도취되어 영혼이 맑아 오고 마음은 날아갈 듯이 상쾌합니다. 땅에 뿌리를 내렸지만 저수지에 가지를 뻗은 버드나무들의 삶을 경청했습니다. 그 선경에 내 삶을 반추하며 걸었습니다.

높이 22m인 저수지 댐에는 ‘물로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K-water’라는 글귀가 많은 사유를 하게 했습니다. 수심을 표기한 취수탑이 저수지를 수호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쉬어 가라고 유혹하는 쉼터를 지나면 또 다른 풍경이 연이어서 호강을 시켜 줍니다. 갈대의 유혹을 뒤로하고 호방한 길을 따라 걷는 기분은 걸어본 사람들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묘미가 있습니다.

저수지 주변의 산들이 뻗어 내려 나무들이 울창한 산길에 나무 덱으로 만든 산책길이 나있어 호젓하기만 합니다. 호수 쪽으로 길게 뻗은 나무가 길을 가로질러 훼방을 놓지만 붉게 위험 표시를 해 놓아 안전했습니다.

선암 저수지 둘레길은 눈길 주는 곳마다 겨울 연가를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마주 보이는 발음산이 호수에 발을 담근 채 마치 수도승처럼 동안거에 들어 있나 봅니다. 푸른 물과 산이 어우러진 선경에 감탄을 연발했습니다.

저수지에서 헤엄을 치던 물닭들이 줄을 지어 앉아 겨울 햇살을 즐기며 보기 드문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먹이가 풍부한 선암저수지를 찾아 온 철새가 외로워 보이고 고향을 향해 그리움을 달래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넓은 드림피크닉 광장이 있고 간이 도서관이 책을 가득 안고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지만 노느라 여유가 없는지 외롭게 서 있었습니다. 저수지를 바라보며 책을 일고 싶은 충동이 일었지만 앞선 테마쉼터의 유혹에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108개 돌을 밝고 올라선 둔덕에 위치한 이곳은 2011년 조성한 테마쉼터입니다. 뭇 사찰의 대웅전 같이 불상과 불상이 있는 모형 안민사라가 맞아줍니다. 길이 3m, 폭 1.2m, 높이 1.8m인 절집이 신령하고 공원에 노루가 조각되어 있었습니다. 

십자가와 성경이 있는 성베드로 성당을 본 딴 길이 3.5m, 폭 1.4m, 높이 1.5m 성당이 근엄했습니다. 그 곁에는 화려하게 장식한 길이 2.9m, 폭1.4m, 높이 1.8m 호수교회가 선경에 흥분 된 마음을 가다듬게 만들었습니다. 

산을 내려서자 동안거에 들어간 연꽃들이 보이고, 선암호수공원을 새긴 표지석이 맞아 줍니다. 2008년 1월에 세운 표지석은 선암호수공원 조성을 위해 도움을 준 분들의 뜻을 새기기 위해 새웠다고 뒤편에 새겨져 있었습니다.

얼어붙은 저수지 얼음판 위에는 먹이가 많은 민가여서 그런지 묽닭들이 무리지어 있었습니다. 부지런히 먹이를 찾는 녀석도 있고 끼리끼리 모여 나른한 오후의 망중한을 즐기는 오리들만의 나들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수지 한쪽에서는 얼음이 참으로 아름다운 자태를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었습니다. 사람과 자연이 합작으로 만든 예술품이라 더 신비하고 자유로움이 엿보였습니다.

산이 저수지에 놀러와 사랑을 나누고 있는 장면은 과히 선경이었습니다. 가슴을 탁 트이게 하는 저수지는 평온한 것은 몸을 낮추었다는 신호라 알려 줍니다. 있어야 할 제 자리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저수지의 가르침이 묵직합니다.

푸른 소나무도 사랑이 그리운지 저수지에 가지를 뻗었습니다. 자연이 나누는 사랑의 의미가 많은 시유를 일게 합니다. 오월이 오면 꽃대궐을 만들 긴 장미터널이 초병처럼 서서 둘레길을 돌아 개선하는 필자를 환영해 줍니다.

주차장으로 돌아오자 무명 가수가 홀로 통기타를 치며 환영을 해줍니다, 이 행복하고 호강한 날의 선암저수지 산책 이야기는 길이 잊지 않을 것입니다.

사유의 산책이었습니다. 침묵하고 있는 영험한 저수지가 내 안의 불행을 거두고 기쁨을 듬뿍 안겨준 나들이였습니다.

울산에서 활동 중인 신춘희 시인의 ‘선암수변공원에서’란 시를 읊조리며 산책을 마쳤습니다. 오랜만에 호젓한 선경에서 호강을 누리며 겨울 연가를 만끽한 시간이었습니다. 기회가 있을 때 꼭 걸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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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익명

    덕분에 저도 선암호수공원을 한바퀴 유유자적하면서 걸을 기분입니다.감사합니다

  2. 익명

    은근한 풍취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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